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 속에서 청년층 고용 한파가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등 IT·전문기술 직종에 집중되고 있다. 과거 제조업이나 숙박·음식점업 중심으로 나타나던 청년 취업자 감소 흐름이 AI 활용도가 높은 지식 기반 직종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IT·전문기술 직종 청년 취업자 급감… 감소분의 과반 차지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 1,362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정보통신업에서 7만 4,517명이 줄어 2014년 관련 분석이 가능해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으며,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에서도 2만 3,640명이 줄었다.
두 업종에서 감소한 청년 취업자는 총 9만 8,157명으로 전체 청년 취업자 감소분의 51.3%를 차지했다. 두 업종이 전체 청년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6%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감소 폭이 특정 업종에 이례적으로 집중된 셈이다. 지난해 청년 취업자 감소의 67.5%를 제조업과 숙박·음식점업이 차지했던 것과 대조된다.
올해 1분기 기준 통계에서도 동향은 명확했다. 정보통신업과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전체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만 7,800명 감소했는데, 이 중 20대가 7만 6,200명 줄어 전체 감소분의 70.7%를 차지했다. 특히 25~29세 연령대에서만 6만 3,100명이 줄어들었다.
‘주니어 대체’ 고착화… 50대 경력직 취업은 증가

이 같은 고용 감소는 AI가 신입사원이 수행하던 보조적 업무를 대체하면서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8만 5,000개 중 26만 8,000개(94%)가 AI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에서 발생했다. 정보서비스업(-31.4%), 출판업(-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시스템 통합 관리업(-16.6%), 전문서비스업(-11.6%) 등 청년층 선호 업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AI 고노출 업종 내 50대 취업자는 같은 기간 오히려 17만 3,000명 늘었다. 문서 작성 등 주니어급 업무는 AI가 수행하고, 결과물 검증과 에이전트 시스템 설계를 수행할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키는 일을 잘하는 주니어보다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전트 기능을 설계하고 일을 잘 시키는 시니어 채용이 효율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졸 청년 타격 가중… 실무 기회 제공 및 재훈련 과제
AI 전환은 고학력 청년층의 진입 장벽도 높이고 있다. 챗GPT 등장 이전 대졸 청년 실업률은 8.2%로 전문대졸 이하(8.0%)와 비슷했으나, 등장 이후 대졸 청년 실업률은 7.0%를 기록하며 전문대졸 이하(5.4%)보다 1.3배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AI 시대에 맞춰 적응할 수 있도록 기업 문화와 정책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AI를 능숙하게 쓰는 청년들이 역량을 발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업이 이들의 역할을 바꾸고 실무 경험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또한 AI 기술을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재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노동시장 이동성을 높이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