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8일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주요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한 여파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밀렸다. 개인이 2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졌고 코스닥도 6% 안팎 하락했다.

코스피 8% 급락, 거래 20분 중단
28일 오전 코스피가 장중 8% 이상 급락하며 6200선이 무너졌다. 낙폭이 빠르게 확대되자 오전 10시 13분 유가증권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주식 거래는 20분 동안 중단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한 것은 올해 들어 8번째다.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시장 안정 장치가 다시 가동된 것이다.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도 함께 발동됐다. 두 장치가 작동한 것은 현물시장 전반과 프로그램 매매에서 동시에 매도 압력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거래 중단은 투자자에게 상황을 판단할 시간을 제공하지만 거래 재개 이후의 가격 방향까지 바꾸는 조치는 아니다.
실제로 매매가 다시 시작된 뒤에도 코스피는 6100선과 6220선 부근에서 움직이며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거래가 일시 중단됐음에도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지수가 어느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지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추가 하락 여부에 쏠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락
코스피 낙폭을 키운 중심에는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이 있었다. 오전 장중 삼성전자는 8.27% 떨어져 23만원대로 내려갔고 SK하이닉스는 10.08% 급락해 160만원대로 밀렸다. 이후 매도세가 강해진 시점에는 삼성전자 하락률이 10.33%, SK하이닉스가 12.06%로 확대됐다.
두 종목이 동시에 두 자릿수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하면서 충격은 개별 종목을 넘어 코스피 전체로 번졌다. 지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큰 대형주가 함께 밀리면 다른 종목의 흐름과 별개로 지수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 이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 변화가 코스피 장중 움직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각됐다.
약세는 코스닥으로도 이어졌다. 오전 한때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5.78포인트, 5.99% 내린 719.08을 기록했고 다른 시점에는 하락률이 6%대로 확대됐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반도체 대형주에서 시작된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로 연결됐다.
미국 반도체주 약세가 투자심리 압박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는 간밤 미국 시장에서 나타난 반도체주 약세가 제시됐다. 27일 현지 시간 기준 샌디스크와 ASML,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종목이 동반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샌디스크는 11.02%, ASML은 5.8%, 마이크론은 2.3% 떨어져 종목별 차이는 있었지만 반도체주 전반의 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도 미국 반도체주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서 확인된 약세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에 대한 경계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두 대형주의 하락이 다시 코스피 낙폭을 키워 해외 증시의 충격과 국내 지수 급락이 맞물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장중 하락률은 미국 주요 반도체 종목 가운데 일부보다 컸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 악화가 수급 부담으로 전환됐고 지수 급락과 시장 안정 장치 발동으로 이어졌다.
개인 2조원 순매수, 외국인·기관은 매도
급락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46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2조890억원, 기관은 44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의 매수 규모가 2조원을 넘었지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개인 순매수를 웃돌았고 기관도 매도에 가세해 지수의 수급 부담을 키웠다.
개인은 하락한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컸던 만큼 개인 매수만으로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과 지수 하락세를 되돌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외국인 매도와 반도체주의 동반 약세가 시장을 압박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함께 급락하고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까지 작동하면서 오전 시장은 높은 변동성 속에서 움직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 변화,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 거래 재개 뒤 지수의 안정 여부가 주요 관찰 지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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